
굳이 여행을 떠나야만 알 수 있는 것으 아니다.
ㅡ 옛날 페르시아에 한 왕자가 살았다.
진리의 성배를 찾아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몸살을 앓는 왕자에게
어느 날 부왕의 엄명이 떨어졌다.
왕궁 정원에 오색 깃털의 신기한 새가 사는데
이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잘 듣고
그 뜻을 알아내라는 것이었다.
그걸 알아차리면 실컷 여행을 떠나도 좋다는 조건이 붙었다.
왕자는 날마다 정원에 나가 새의 지저귐을 들었다.
첫날은 그저 새소리에 불과 했다.
왕자가 더더욱 귀를 쫑긋 세워 열중하는 동안 사흘이 지나고
일주일,한 달이 지나갔다.
드디어 어느 여름 아침 새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가라,가라,저 너머로 가라,"
왕자는 신이 나서 부왕에게 달려가 새의 말을 전했고
부왕은 잠깐 생각에 잠기는 눈치더니 여행을 허락하였다.
왕자는 페르시아를 떠나 여러 제국의 아름다운 문명지와
이국의 친구들을 접했다.
모닥불에 솥을 걸어 음식을 해 먹고.민가를 만나지 못하면 들판애 임시천막을 치고 잠들었으며.
말이 병들었을 때는 함께 사막을 오래 걷기도 했다.
길 위에서 그는 인생의 모든 순간이란 흘러가게 마련이며,
오직 더운 가슴으로 사랑한 순간만이 의미를 지님을 깨달았다.
때로는 정든 마을을 떠나는 게 가슴 아파 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3년이 지나 왕자가 왕궁으로 돌아왔을 때 부왕은 정원에 나가 다시 한 번 새소리를 들어 보라고 했다.
왕자의 양쪽 귀 달팽이판은 오랜 여행으로 더 세심하게 열여 있었다.
그는 비로소 3년 전에 듣지 못한 새소리의 나머지 부분을 알아 들었다.
"가라,가라,저 너머로 가라. 돌아와서 본 장미는 그때의 그 장미이리니...."
그 제야 왕자는 새소리를 듣기 위해 서 있던 자리에 피어 있는 장미를 보았다.
그것은 그대로의 붉은 순결한 한 송이 장미였다.
길 위애서 수 많은 장미를 보았지만 그 장미와 왕궁정원의 장미는 다르지 않았다.
ㅡㅡ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심장에서 울리는 소리를 따라 길을 떠난다.
그러나 진정 성숙한 여행자는 돌아와서 자기 발밑을 정직하게 들여다 보는 일이다.ㅡㅡㅡㅡ
당신, 참 애썼다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가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정 희재,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아름다운 글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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